PICA 프로젝트(v1)(파기본)

6장) 대화 중 정보 처리의 원리 (1)

묘링 2023. 8. 1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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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인간이 정보를 처리하는 원리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공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 중 제1, 2원리를 알아보겠습니다.





1. 정보 희소성과 비대칭의 원리
인간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우리에게 노출되는 정보는 우리의 필요와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만큼 충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상대방의 말이 진담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 예시로 다음 대화를 분석해봅시다. 다음 두 명 중 한 명만 진짜 양질의 중고차를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하자가 매우 심한 중고차를 바가지를 씌워 판매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딜러1: 고객님, 이 차는 매우 좋은 차량입니다.
중고차 딜러2: 고객님, 이 차는 침수차량입니다. 아 ㅎㅎ 농담입니다.

이 중 누가 진짜 양질의 중고차를 팔고 있을까요? 정답은 '모른다'입니다. 딜러1의 말은 진짜일 수도 있고, 침수차량이지만 매우 뻔뻔한 사기꾼의 말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 딜러2의 말은 말실수로 침수차량임을 들켜버린 상황일 수도 있고, 아니면 진짜로 농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대부분 딜러1의 중고차를 살 것입니다. 상대에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고, 신뢰도를 평가할 지표라고는 딜러의 말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다음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남친1: 뭐 먹고 싶어?
여친2: 아무거나.

이때 여친이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모른다 입니다. 진짜 아무거나 먹고 싶었을 수도 있고, 본심을 숨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위 예시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있는 정보가 생각보다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화를 할 때 다음과 같은 원리들이 파생됩니다.

1-1. 농담과 진담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학생1: 학생회 회비를 어떻게 모을까?
학생2: 은행을 털자!
학생1: ...?

학생 2의 대사는 블루 아카이브의 밈입니다. 그러나 학생1은 블루 아카이브를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학생1은 이 말을 듣고 이 말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농담이라 하더라도 등골이 서늘해진다거나, 진짜일 경우 큰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경우, 그것은 농담이라 할지라도 진담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다음 예시도 들어봅시다.

수재민1: 다행히 지금은 비가 안 옵니다.
정치인1: 솔직히 비가 좀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잘 나오게.
수재민1: ...?

아무리 농담이 맞다 하더라도 듣는 사람은 이를 진담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농담을 할 때는 진담처럼 들릴 경우도 생각해서 말하도록 합시다.


1-2. 말바꾸기를 할 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위 중고차 딜러2 말처럼 뒤에 '농담입니다'를 붙인다거나, 딜러1이 갑자기 말을 바꿔서 '사실 침수차량이 맞습니다'라고 할 경우, 구매자는 이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갑자기 말을 바꿀 경우,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이 이를 예측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해도 듣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에 듣는 사람은 앞 말을 곧이곧대로 믿다가 나중에 말이 바뀌면 신뢰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말바꾸기를 하지 않도록 합시다.

1-3. 말하지 않으면 호불호를 알 수 없습니다.

위 여친1의 대사에서처럼 사람은 말하지 않으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원하는 것이 있으면 정확히 표현해야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다음 예시입니다.

학생3: 너 우리 반에 좋아하는 사람 있어?
학생4: ...

이때 학생3은 학생4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처럼 사람은 말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1-4. 우리에게 정보는 부족합니다. 따라서 정보를 주는 사람에게 고마워해야 합니다.

삶은 탄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이며, 선택은 정보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는 정보가 없으면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에게 정보를 주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에게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주라고 고용한 사람에게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 정보를 주는 사람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 모순 시 비언어 우선의 원리

그렇다면 우리는 진담과 농담과 거짓말을 어떻게 판단할까요? 그것은 바로 '비언어적 의사소통'입니다.

메라비언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인상이나 호감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표정과 바디랭귀지 등 시각적 요소는 55%, 목소리 등 청각적 요소는 38%를, 말의 내용 등 언어적 요소는 7%만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인간은 말의 신뢰도를 파악하기 위해 비언어적 신호들을 주로 채택하고 분석합니다. 표정, 어조 등의 비언어적 신호들은 이성적으로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파생되는 원리는 다음 2가지입니다.
2-1. 언어적 신호와 비언어적 신호가 모순될 때 비언어적 신호를 우선 신뢰합니다.
2-2. 말과 행동이 다를 경우 행동을 우선 신뢰합니다.

예시를 들어 설명해봅시다.


학생1: 너 나 좋아하냐?
학생2: (매우 당황하고 얼굴이 빨개지며 말을 더듬으며) 아니!

학생1: 너 나 좋아하냐?
학생3: (정색과 경멸의 표정으로) 아니!

이때 학생 1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네, 학생2입니다. 같은 말이지만 비언어적 신호로 인해 의미가 바뀌었습니다.

다음 예시입니다.

중고차 딜러1: (자동차 내부를 볼 수 있게 해주며) 이 차는 침수차량이 아닙니다.
중고차 딜러2: (자동차 내부를 보려는 고객을 급하게 막아서며) 이 차는 침수차량이 아닙니다.

다음 중 침수차량이 아닌 차는 무엇일까요? 네, 딜러1입니다. 같은 말이지만 비언어적 행동으로 인해 의미가 바뀌었습니다.





이상 제1, 2원리를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제 3,4 원리를 알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