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인간 개인의 논리적 프로세스가 되는 이성과 감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 인간 개인들이 서로 만나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의사소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모델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일어납니다.
먼저, 발신자(sender)가 정보를 부호화(encode)하여 매체(channel)를 통해 메시지(message)로 전달합니다. 그러면 수신자(receiver)는 그 메시지를 해독(decode)하여 받아들입니다. 그 후 수신자는 똑같이 부호화를 통해 피드백(feedback)을 전달합니다. 그러면 발신자는 그 피드백을 해독하여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매체를 거치는 과정에서 잡음(noise)이 발생하여 메시지와 피드백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수신자는 발신자의 원래 의도를 알 수 없으며, 수신자는 자기에게 인식된 메시지로만 상대의 의도를 추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의사소통 과정에서 인간은 다양한 문제 상황에 직면합니다.
먼저, 발신자의 언어와 행동이 다른 경우 수신자는 혼란을 느낍니다. 이 경우 수신자는 보통 언어보다 행동에 나타난 메시지가 더 신뢰성이 높다고 보고 행동을 우선시합니다. 예를 들면, 말로는 자신 있다고 하지만 목소리는 자신 없다고 하는 경우, 수신자는 이 사람이 실제로 자신 있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실제로는 자신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체로 말보다 행동에서 실제 의도를 감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발신자가 언어와 행동을 모두 연기하여 메시지를 일부러 곡해하거나 감출 경우, 수신자는 그 메시지대로 상대의 의도를 파악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상대에게 지금 자기가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하지 않을 경우 상대는 그 메뉴를 알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상대에게 고민거리를 털어놓지 않을 경우 상대는 그 고민거리의 존재를 알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인간은 자기에게 정보가 별로 없는 사람을 접할 때, 그 정보만으로 상대를 판단해야 하기에, 그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정보에 큰 가중치를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사회운동가'라는 것만 알고 있는 경우와 '전과자'라는 것만 알고 있는 경우에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때 나중에 들은 정보가 매우 충격적이고 중요한 정보가 아닌 한, 처음 들은 정보를 기반으로 후속 정보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초두효과라고 합니다.
초두효과에 대한 유명한 실험에는 솔로몬 애쉬의 실험이 있습니다. 같은 사람에 대해 A와 B에게 정보의 순서만 다르게 전달하여 호감도를 비교해보았습니다.
A: 똑똑하다, 근면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스럽다, 질투심이 많다
B: 질투심이 많다, 고집스럽다, 비판적이다, 충동적이다, 근면하다, 똑똑하다
이때 A는 이 사람에게 호감을 느꼈으나, B는 이 사람에게 비호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처럼 정보의 입력 순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사람의 단기기억으로 인해 가장 나중에 들어온 정보 또한 처음 들어온 정보만큼이나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최신효과'라고 합니다.
세번째로, 발신자가 의도를 감추지 않았으나, 그 메시지의 형태가 일반적으로 사회적으로 약속된 다른 의미를 담은 메시지와 겹치거나 다를 경우, 수신자는 그 메시지의 의미를 혼동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웃으면서 말하는 것은 좋다'는 말을 듣고 이를 시행했으나 표정이 비웃는 표정이 되었을 경우 수신자는 비웃으며 말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네번째로, 의외로 수신자는 발신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은행을 털자"고 할 경우, 이 말이 장난이라고 할지라도 듣는 이는 이를 장난이나 거짓말로 느끼지 못하고 진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많이 있으나, 그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차차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인간은 서로 약속을 맺었습니다. 바로 특정 탬플릿의 메시지는 특정 의미를 담는다고 보기로 약속한 것입니다. 이를 언어의 사회성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인사의 경우 각 문화마다 정해진 고유한 탬플릿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허리를 숙이고, 미국에서는 손을 흔들며, 군대에서는 손을 머리에 갖다댑니다. 또다른 예시로는 욕이 있는데, 가운데손가락을 치켜드는 것은 욕설을 의미한다고 보기로 사회적으로 합의되었습니다.
여기서 몇 가지 규칙을 도출해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수신자는 언어적 요소만으로는 농담과 거짓말과 진담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담이더라도 거짓말로 들리는 경우가 발생하며, 농담이나 거짓말이라도 진담으로 들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정치판에서 발언 논란이 터지는 이유는, 실제 그 의도가 농담이었다 할지라도 듣는이는 진담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수신자는 언어적 요소만으로는 비난과 비판을 구분하지 못하며, 마찬가지로 칭찬, 비교, 돌려까기, 비난, 비판, 불평, 폄하 또한 구분하지 못합니다. 모든 칭찬과 폄하는 평가이며, 평가는 상대적인 비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를 이용한 칭찬은 누군가에게는 폄하로 들릴 수 있고, 비교를 이용한 폄하는 누군가에게는 칭찬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또한 비판과 비난은 종이 한 장 차이로, 언어적 형식은 사실상 같지만 그 의도가 오직 공격에만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비판과 비난은 모두 공격에 속하는 것은 맞기에, 비판은 보통 비난으로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신자는 발신자의 비언어적 요소를 분석하게 됩니다. 따라서 언어적 요소가 완벽하더라도 비언어적 요소에 따라 말하는 이의 의도가 완전히 곡해될 수 있으며, 또한 메시지 전달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해 메시지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발신자는 말할 때 모두 고려해야 한다.
지난 시간에 초정상자극에 대해 배웠습니다. 생존을 위해 야생에서 특정한 자극을 선호하도록 진화되었으며, 이 때문에 그와 비슷한 인위적인 강한 자극을 주면 그 자극을 매우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초정상자극을 극한으로 이용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패션입니다. 그저 색이 조금 바뀌었을 뿐인데 호감과 비호감에 차이가 나고, 그저 바지를 올려입었을 뿐인데 다리가 길어보인다며 호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러한 패션의 자극 중 매우 특이한 요소가 있습니다. 상대가 불편해보이는 옷을 입으면 내 기분도 불편해진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의 마음 속에 '공감'이라는 상호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영장류학자 사라 브로스넌은 원숭이를 이용해 '오이와 포도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원숭이는 오이보다 포도를 더 좋아합니다. 연구진은 원숭이 두 마리에게 돌멩이를 가져오도록 했으며, 그 보상으로 각 원숭이에게 오이와 포도를 주었습니다. 그러자 오이를 받은 원숭이가 불만을 표출하고 심지어 화를 내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원숭이가 '동일 행동이 다른 보상을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과 '노동 없는 이익은 불공정하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을 알아내었습니다. 그러나 이때 포도를 받은 원숭이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는 다릅니다. 인간은 자신이 유리할지라도 타인에게 주어지는 불공평에 대해 항의하는 습성을 보입니다. 이는 인간만이 가진 특징인
https://m.khan.co.kr/article/202202170300015
초유기체적 사회성 vs 초사회성
공감의 반경 -
5장 내 혐오는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믿음
도덕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와 제시 그레이엄은 모든 문화권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도덕의 토대로서 다섯 가지 기준, 즉 ‘도덕 기반(moral foundation)’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기반들은 ‘피해(harm)’ ‘공정성(fairness)’ ‘내집단(ingroup)’ ‘권위(authority)’ ‘순수성(purity)’이다. 도덕 기반 이론에 따르면 이런 기반들이 흔들릴 때 우리의 도덕적 직관은 빨간 신호등을 켜면서 우리에게 ‘뭔가 잘못 되었음’이라고 경고한다. 가령 살인 행위가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느끼는 이유는 피해 기반이 흔들렸기 때문이고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을 때 느끼는 분노는 공정성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편이 범죄를 저질렀어도 그를 배신할 수는 없다’라거나 ‘상관의 지시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 명령에 따를 것이다’라고 판단한다면 그 사람은 내집단과 권위의 기반해서 생각하는 사람이다. ‘남에게 직접적 피해를 주지 않더라도 역겨운 행위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라는 식의 믿음을 가진 사람은 순수성 기반에서 생각하는 사람이다. 11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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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장대익, 『공감의 반경』, 바다출판사, 2022.
부족 본능인 정서적 공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인지적 공감으로 나가길 촉구한다. 인간은 주체적 개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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